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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ique - 설계/디자인

 

디자인하우스의 2012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리뷰입니다.

 

 

2012서울디자인페스티벌, <진변진용>展
남자 가슴에 여백을 품다

살기 위해서 채워야 했던 시대도 있었지만, 이제는 좀 비워야 할 때다. 21세기 CEO의 공간 <진변진용眞變眞用>은 내 한 몸 쉴 곳까지 채우고 있는 우리의 공간과 삶을 돌아보게 한다.

 


친구, 마음이 ‘통通’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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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자 듀엣Duet, 디자이너 김상규.
2 문갑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소목장 전수자 김완규.
3 사방탁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소목장 보유자 조석진, 디자이너 김백선.
4 테이블 WELLZ 협찬품, 테이블 9500-31.

2012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한국콘텐츠관 <진변진용>展은 “예술적 가치는 변하지 않으나 생활 속 명품으로 무한변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명장들의 작품”을 주제로 한 특별 공간이다. 공간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보유자인 박명배를 비롯해 19명의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이수자가 참여하고, 웅갤러리의 최웅철 관장이 전반적인 아트 디렉팅을, 지음 아틀리에의 박재우 소장이 공간 연출을 맡았다. 그 결과 전통 공예 기술과 디자인, 인테리어라는 세 박자를 통해 새로운 형태, 선비의 기풍이 담긴 한국적인 CEO 접견실, 다실, 집무실이 완성되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공간 중 가장 먼저 마음을 잡아끄는 곳은 접견실이다. 언뜻 고택의 누마루를 연상케 하는 공간은 그 느낌 그대로 멀리서 찾아온 친구의 손을 이끌어 정원 아래 경치를 보면서 곡주 한 잔과 함께 시를 나누고 싶어지는 공간이다. 웅갤러리의 최웅철 관장은 말한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서로 오해하고 불신이 생긴다. 오해와 불신을 없애는 방법은 바로 ‘통’이며, 접견실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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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립홀더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이수자 이광웅,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8호 소목장 보유자 권우범, 디자이너 박재우.
2 백동 전선 화장품함 중요무형문화재 제64호 두석장 보유자 박문열.
3 요요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이수자 장철영, 디자이너 전범진.


여보, 우리 ‘정正’을 나누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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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보료 중요무형문화재 제89호 침선장 이수자 김인자, 디자이너 최웅철.
2 티테이블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이수자 이광웅,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소목장 전수자 김완규, 디자이너 박재우.

본래 전통 공예의 활성화를 위해 문화재청의 프로젝트였던 <진변진용> 전은 작업의 특성 때문에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주제다. 세계적 명품들이 그러하듯 재료를 선정하고 제작하는 전 과정이 기계의 도움 없이 장인들의 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 세밀하고, 세심하며, 섬세한 전통 장인들의 손길을 과하지 않으면서 정갈하게 담아낸 곳이 다실이다. 여성스러움이 묻어나는 다실의 근간은 옛 선비들의 공간이었던 검소한 사랑채다. 안방에서 자는 아내를 뒤로하고 깊은 밤 홀로 앉아 책을 읽고, 난을 치던 사랑채가 훨씬 포근한 형태로 재해석된 것이다. 최웅철 관장은 이 작은 공간에 우리가 잊고 있던 선비정신인 ‘정正’을 담았다고 말한다. “차를 마시는 멋과 더불어 인간의 건전한 삶의 길을 걷자는 의미입니다. 건전한 삶의 길이란 ‘심신’ 즉 몸과 마음을 건전하게 하여 정도를 걷자는 것입니다.” 사랑도 과하면 독이다. 부부 관계에 있어서도 분명 지켜야 할 ‘정도’가 있다. 과하지 않게 절제할 수 있는, 오늘날 남자에게는 바로 그런 사랑채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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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은제 금은 입각문양상감 보석함 중요무형문화재 제35호 조각장 보유자 김철주.
2 거미줄 광주리 중요무형문화재 제103호 완초장 보유자 이상재.
3 다도세트 WOONG GALLERY 협찬품.


자네, 잠시 나랑 ‘담談’ 쌓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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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상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보유자 박명배.
2 의자 WELLZ 협찬품, 리키Riki.
3 Wall-Case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이수자 이광웅, 디자이너 박재우.
 


전통을 주제로 하는 <진변진용>전이 엄숙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데는 과정에서의 열린 소통 때문이기도 하다. 전통 공예가들과 타 분야 예술가들이 서로 협업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소통의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은 전통 공예를 재해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 결과 궁극적으로 대중의 관심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갈 수 있는 힘이 되었고, 작품으로서의 가치에 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일상성을 더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CEO의 집무실은 너무 엄숙하고 딱딱했습니다. 우리가 재해석한 집무실은 ‘담談’, 즉 불火가에 둘러앉아 서로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言’를 한다는 뜻으로, 상하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소통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단순히 전통적인 기술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더하는 차원을 넘어, 현대 생활에 맞는 쓰임새를 찾는 과정은 단순히 공간만의 연출이 아니라 CEO는 물론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남자의 마음까지 동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아침에 출근한 CEO가 집무실에 앉아 이렇게 말해준다면 어떨까?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돌쇠야, 보고서는 어떻게 되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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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함홀더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이수자 이광웅,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소목장 전수자 김완규, 디자이너 박재우.
2 필함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이수자 이광웅,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소목장 전수자 김완규, 디자이너 박재우.
3 만년 달력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이수자 이광웅,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8호 소목장 보유자 권우범, 디자이너 박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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